지상 최대의 쇼 (The Greatest Show on Earth)

현재까지의 도킨스 옹 시리즈 중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쏠쏠한 상식 습득도 꽤나 많았고.
특히 다른 동물간 유전자적 차이가 몇%인가를 측정하는 방법을 알게되어 감사한 기분이 들 정도.

비교 단위에 대한 정의 없이 98%가 유사하다 이따위 말은 무의미하다. 라는 말을 보는 순간, 저런 수치에 대해서 아무런 생각없이 그냥 그런가보다.. 했던 나 자신이 부끄럽던.
정말 멀었다. 멀었어.
 

한국에서도 과학교과서에서 진화론을 제거하고자 하는 종교단체의 시도가
실질적인 성공을 거두어가고 있는 현실. 물론 개신교 주도.

도킨스 옹 덕분에 새로 알게 된 사실인데
전통 가톨릭에서는 진화론의 큰 줄기를 이미 인정하고 있고, 교황이 직접 그렇게 말했다는 것.
이미 돌아가신 바오로 2세, 그리고 그 후의 베네딕트 교황조차 진화론을 인정하고 있다는것.
이에 관해선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정말이다.

물론 그들은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기에,
진화를 포함한 모든 일들을 신이 행하였고, 진화의 드라이브도 신이고,
어느 시점에 신이 인간에게 영혼을 불어넣었다. 라고 해석을 하지만서도
진화를 부정하지 않으며, ‘진화’와 ‘신의 창조’는 대립적인 것이 아닌 상호보완적인 성격이다.
라고 말한다.

아. 물론 위대하신 개신님들께서 보기엔 신을 버리고 현실과 타협하여 살아가려는
비열한 시도로 보이시겠다.

이런 현상에 대한 나의 해석은.
가톨릭은 수천년을 생존해온 종교.
이들의 정보망은 전 세계에 퍼져있고, 하나의 집단 지성으로 간주 가능할 터.
분야별로 지식을 쌓은 수많은 주교들과 그 외 성직자들의 지성을 기반으로
몇천년 앞을 보고 살아남을 것을 계획하는 조직.
당연히 진화론을 학문적으로 깊이 공부한 과학자 겸 성직자들이 꽤나 있을테고,
이들이 내린 결론이 과학적으로 진화론과 정면 충돌할 경우
장기적으로 (몇십년이 아닌 몇백년, 천년) 보았을때 이기는 싸움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진화론과 가톨릭 교리가 상호 배타적인것이 아닌 상호 보완적인 것으로 끌고 가야한다.
라는 결론이 났을테고, 그에 따라 가톨릭의 입장이 정해졌을 것.

그에 반해 개신교는 ㅡ_…
지성이고 지식이고 나발이고. 장기적인 시각이고 개뿔이고.
하… 말을 말자.
입 더러워진다.

그러나 이 말은 그냥 지나 갈 수 없다.
“미친 쉑키들 과학 교과서 건들지 마라!!!!”


1. 그저 하나의 이론?

2. 개, 소, 그리고 양배추

3. 대진화의 꽃길

식물에게는 에너지 경제가 있고, 여느 경제구조가 다 그렇듯이, 서로 다른 환경에서는 서로 다른 전략이 선호되는 법이다. 이것도 진화의 중요한 교훈이다. 서로 다른 종들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일을 하기에, 한 종의 전체 경제구조를 다 점검하기 전에는 그 차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자연선택은 매일매일 시시각각 전 세계를, 모든 변이를, 아무리 사소한 것까지 모두 점검한다고도 말할 수 있다. 자연선택은 나쁜 것을 기각하고, 좋은 것을 보존하고 다 더한다. 자연선택은 기척도 없이 조용하게 작동하며, 언제 어디서든 기회가 될 때마다, 각 유기체를 그 생명이 처한 유기적, 무기적 조건들에 맞춰 개량한다. 우리는 이런 느린 변화가 진행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없다. 시간의 바늘이 아주 기나긴 시대를 다 거친 후에야 우리가 깨달을 수 있지만, 그렇더라도 과거 기나긴 지질학적 시대에 대한 우리의 시각은 너무나 불완전하기 때문에, 오직 예전의 생명 형태들이 지금과 다르다는 점만을 볼 수 있을 뿐이다. – 다윈, 종의 기원

관찰된 연관관계가 실제 인과관계인지 확인하는 방법은 실험적 조작밖에 없다.

인위선택은 자연선택의 비유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인위선택은 선택이 진화적 변화를 일으킨다는 가설에 대한 진정한 실험적 확인이다. 관찰을 통한 확인과는 대조되는 것이다.

몸은 숱한 타협들의 조각보와 같다.

4. 침묵과 느린 시간

방사능시계가 ‘영점화’된다는 것이 대체 무슨 뜻일까? 그 답은 결정화 과정에 있다.

화성암 고형화 과정은 순식간에 진행된다는 장점이 있으므로, 덕분에 한 바위 안의 모든 시계가 동시에 영점화된다.

언제든 누군가 캄브리아기 암석에서 포유류를 한 마리만 캐내면, 진화 이론은 당장에 물거품이 될 것이다. 캐내기만 한다면! 달리 말해, 진화는 반증 가능한 이론이고, 따라서 과학적인 이론이다.

5. 바로 우리 눈앞에서

과학의 멋진 점 중 하나는 공공행위라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결론만이 아니라 기법까지 발표하기 때문에, 세계 어디에 있는 누구든지 그 작업을 반복해볼 수 있다. 그때 동일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우리는 왜 그런지 이유를 알아야 한다. 보통은 예전 작업을 단순히 반복하기보다는 확장해서 실시한다. 한 발짝 더 전진하는 것이다.

좋은 과학 이론은 반증에 취약함에도 불구하고 반증되지 않는 이론이다. 진화는 더없이 쉽게 반증될 수 있다. 어떤 화석 하나가 잘못된 연대에서 발견되면 그만이다. 그러나 진화는 이 시험을 여봐란듯이 통과했다.

6. 잃어버린 고리? 뭘 잃어버렸단 말인가

중등교육의 확산과 최근의 고등교육 확산으로 인해, 문학적 취향이나 학술적 취향은 대체로 잘 갖추었지만 자신의 분석적 사고력을 뛰어넘을 정도로 지나치게 교육된 인구가 많이 탄생했다. – 피터 메더워

7. 잃어버린 사람들? 다시 찾은 사람들

모종의 유인원같은 생물에서 오늘날의 인간으로 이어진 과정은 눈에 띄지 않게 점진적으로 변한 형태들의 나열이므로, 결정적인 한 점을 짚어서 이제부터 ‘인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해야겠다고 말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 다윈, 인간의 유래

8. 우리가 아홉 달 만에 스스로 해낸 일

self-assembly
질서나 조직이나 구조 등은 전역적인 규칙들에 의해 생겨난 게 아니라, 여러 차례 반복되어 국지적으로 지켜지는 규칙들의 부산물로 생겨났다. 이것이 바로 발생의 방식이다. 발생은 국지적 규칙들로만 이루어지는 과정이다. 다양한 차원에 규칙들이 적용되지만, 특히 중요한 것은 하나의 세포 차원이다. 안무가는 없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도 없다. 중앙집중식 계획은 없다. 건축가도 없다. 발생이나 제작 분야에서 이런 식의 프로그래밍 원리를 가리켜 자기조립(self-assembly)이라고 한다.

아름답게 ‘설계된’ 몸은 개별 세포들이 국지적으로 준수한 규칙들의 결과로서 창발한 것이지, 뭔가 전역적인 계획을 참조해 만들어진게 아니다.

(바이러스) 자신의 유전물질로 숙주세포의 단백질 생산 도구를 훔쳐서, 원래의 생산물 대신 복제 바이러스를 양산하도록 분자 제조라인을 유용하는 것이다.

실험들을 통해서 Roger Sperry는 ‘화학친화력’가설을 수립했다. 신경계가 전체 청사진에 따라 스스로 배선하는게 아니라, 축삭들이 특수한 화학 친화력을 지닌 목표 기관을 각자 찾아감으로써 배선된다는 가설이다. 여기서도 우리는 작고 지역적인 단위들이 국지적 규칙들을 따르는 현상을 본다.

적절한 효소의 ‘적절성’이 대체로 효소의 물리적 모양새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

9. 대륙의 방주

생물학자들은 한 종이 두 자식종으로 갈라지는 현상을 ‘분화’라고 부르고, 종 분화의 전주곡은 일반적으로 지리적 격리라고 본다.

10. 친척들의 계통수

Tree of Life

(식물 헤모글로빈) 박테리아는 식물에게 유용한 질소를 공급하고, 식물은 박테리아에게 거주할 장소와 헤모글로빈을 통해 전달되는 유용한 산소를 주는것이다. 우리는 헤모글로빈을 피와 연결해서 생각하는데 익숙하기 때문에, 식물이 박테리아를 통해 동물 게놈으로부터 그 유전자를 ‘빌려갔을’것이라고 자연히 짐작했다. 그것은 과연 ‘빌려갈’만큼 귀중한 발상이니까 말이다. 이 매력적인 가설(궁극의 수혈 가설)에는 안됐지만, 분자생물학적 증거로 확인해본 결과, 식물의 헤모글로빈은 고대로부터 식물 게놈에 존재하는 것이었다. 빌려간게 아니라, 오래전부터 식물에게 있던 것이었다.

비교 단위의 규모를 규정하지 않고서는 “98%를 공유한다”따위의 말은 무의미하다. 우리가 비교하는 것은 장인가, 문장인가, 단어인가, 문자인가, 무엇인가? 두 종의 DNA를 비교할때도 마찬가지다. 염색체 전체를 비교한다면 공통 염색체의 비율은 0%일 것이다. 염색체 어디선가 한군데라도 살짝 차이가 나면 그 염색체는 서로 다르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과 침팬지가 유전물질의 98%를 공유한다는 유명한 말은 염색체 수나 유전자 수를 가리키는게 아니다. 사람과 침팬지의 상응하는 유전자 내부에서 DNA문자수 (염기쌍의 수)를 가리키는 것이다.

DNA를 서서히 가열하면, 언젠가 (약 85도에서) 이중 나선의 결합이 풀려 두 가닥이 분리된다. 그것을 그 DNA의 녹는점으로 봐도 좋다. DNA를 다시 냉각시키면, 단일나선은 일반적인 이중나선 염기쌍 규칙을 써서 짝지을 수 있는 다른 단일 나선을 찾아서 자발적으로 결합한다. 혹은 다른 나선의 일부와 결합한다.

DNA조각이 짝지을 만한 다른 조각을 찾아냈을 때, 그것이 늘 원래의 짝인 것은 아니다. 만약에 우리가 다른 종의 DNA조각들을 더해주면, 단일 가닥은 다른 종의 단일 가닥과도 상당히 잘 결합한다. 같은 종의 단일 가닥과 결합했던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말이다.

다른 종의 가닥끼리 결합했을때, 그 결합 강도를 어떻게 잴까? 결합의 녹는점을 재면 된다. 이중나선 DNA의 녹는점이 약 85도라고 했던 것을 기억하시리라. 정상적으로 적절하게 짝지은 이중나선 DNA라면, 가령 사람의 DNA 한가닥이 녹아서 상보적인 두 가닥으로 풀릴때는 85도가 맞다. 하지만 결합이 더 약하면 더 낮은 온도에서도 결합이 깨진다.

DNA가닥이 같은 종의 가닥과 결합했을 때와 다른 종의 가닥과 결합했을 때의 녹는점 차이가 바로 두 종의 유전적 거리를 말해주는 잣대다. 대강의 경험적 규칙으로, 녹는 점이 1도 낮아지면 서로 맞는 DNA 문자 수가 1% 줄어든다고 본다.

중립적 돌연변이는 분자유전학 기술로는 쉽게 측정되지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자연선택의 대상은 되지않는 돌연변이다. ‘유사유전자’는 이런 의미에서 중립적이다. 유사유전자는 한때 뭔가 쓸모가 있었지만, 지금은 옆으로 밀려나서 전혀 전사되지 않고 번역도 되지 않는 유전자를 말한다. 동물의 안녕에 관한 한 그들은 존재하지 않는 유전자나 마찬가지지만, 과학자에게는 분명히 존재하는 유전자다. 이것은 분자시계의 완벽한 조건이다. 유사유전자는 발생 과정에서 번역되지 않는 여러 유전자 중 한 종류일 뿐이다.

중립설을 간추려 말해보자. 어떤 유전자나 돌연변이가 ‘중립적’이라는 것은 그 유전자가 반드시 무용하다는 뜻이 아니다. 그 유전자는 여전히 동물의 생존에 결정적인 중요성을 띨 수 있다. 단지 유전자의 돌연변이 형태가 개체의 생존에 미치는 영향 면에서 원래 형태와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뜻이다. 사실, 대부분의 돌연변이가 중립적이라는 말이 진실인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돌연변이는 자연선택에는 감지되지 않지만 분자유전학자들에게는 감지되는 돌연변이인것이다. 이는 분자시계를 위한 이상적인 조합이다.

우리는 고정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익힐 필요가 있다. 새로 등장한 돌연변이가 정말로 참신한 것이라면, 유전자풀에서 등장하는 빈도가 아주 낮을 것이다. 우리가 100만년 뒤에 그 유전자 풀을 다시 방문했더니 그 돌연변이의 빈도가 100%에 가깝게 상승해 잇었다고 하자. 그럴 때 그 돌연변이를 가리켜 ‘고정되었다.’고 한다. 그러면 이제 그것을 돌연변이로 여기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표준이 되었다.

분자시계에서는 고정된 유전자가 중요하다. 우리가 두 현대동물의 유전자를 비교해서 그들의 선조가 언제 갈라졌는지 알아내려 할 때, 바로 그 ‘고정된’ 유전자를 살펴보기 때문이다. 고정된 유전자는 그 종의 특징이 되는 유전자다. 그 종의 유전자풀에서 거의 보편적 존재가 된 유전자다. 우리는 한 종의 고정된 유전자를 다른 종의 고정된 유전자와 비교함으로써 두 종이 언제 갈라졌는지 추정할 수 있다.

11. 우리 몸에 쓰인 역사

되돌이 후두신경은 척수가 아니라 뇌에서 직접 나오는 뇌신경들 중 한 분지다. 뇌신경의 하나인 미주신경은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데, 개중 두 갈래는 심장으로 가고 다른 두 갈래는 후두의 양 옆으로 간다. 목 양쪽에 하나씩 있는 그 후두신경이 또 갈래를 뻗는데, 개중 한 분지는 설계자가 그린 것마냥 최단 경로를 통해서 곧장 후두로 간다. 그런데 한 분지는 대단히 먼 거리를 우회해서 후두로 간다. 가슴까지 내려가 심장에서 나오는 동맥들 중 하나를 감은 뒤에, 다시 위로 올라와서 목표지로 향한다.

우리가 되돌이 후두신경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 알아둬야 할 점은, 어류의 미주신경 갈래들은 여섯 아가미쌍 중 마지막 세쌍에 닿아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자연히 해당 아가미궁들 뒤로 지나가야 했다. 이 신경갈래들은 되돌아오고 말고 할 것이 업었다. 그들은 논리적인 최적의 경로로 곧장 목적 기관인 아가미를 찾아갔다.
하지만 포유류가 진화하는 동안에 목은 늘어나고, 아가미는 사라졌으며, 옃몇 아가미는 갑상샘이나 부갑상샘이나 후두를 구성하는 자잘한 부속 같은 다른 유용한 것들로 바뀌었다. 후두를 비롯한 이 유용한 것들을 지원하는 혈관과 신경은 옛날 옛적의 질서정연한 아가미들을 지원했던 그 혈관과 신경의 진화적 후예들이다.
포유류의 조상이 어류 선조로부터 점점 더 멀리 진화함에 따라, 이 신경들과 혈관들도 여러 방향으로 당겨지고 늘어났다. 그래서 그들간의 공간적 위치관계가 온통 뒤틀어졌다. 어류의 아가미들은 단정한 대칭을 이루며 줄줄이 반복되어 이었지만, 척추동물의 가슴과 목은 엉망진창이 되었다. 되돌이 후두신경은 이런 왜곡의 사례들 중에서도 보통 이상으로큰 피해를 입은 희생ㄷ자였다.

사람의 되돌이 후두신경은 기껏해야 10cm정도 우회한다. 하지만 기린이라면, … 큰 어른 기린이라면 4.6m정도 우회한다!

12. 무기경쟁과 진화적 신정론

광합성은 10억년도 더 전에 박테리아들이 발명했고, 지금도 대부분의 광합성을 초록 박테리아들이 담당하고 있다. 왜 그렇게 말할수 있느냐 하면, 엽록체가 사실은 초록 박테리아의 직계 후손이기 때문이다. 엽록체는 식물세포 안에 있으면서도 박테리아처럼 독립적으로 증식하기 때문에, 잎에게 전적으로 의존해 살면서 잎의 색깔을 내준다는 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박테리아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원래 자유생활을 하던 초록 박테리아가 식물세포에 편승한 뒤, 결국 오늘날의 엽록체로 진화한 듯 하다.
생명의 오르막 화학반응을 식물세포 내부에 융성하는 초록 박테리아들이 주로 담당한다면, 대사의 내리만 화학반응은 또 다른 종류의 박테리아들이 전문성을 자랑하는 영역이다. 대사를 담당하는 박테리아도 한때는 자유생활을 했지만, 지금은 더 큰 세포 안에서 번식하게 된 것으로 우리는 이들을 미토콘드리아라고 부른다.

생물들은 위험을 저글링하고, 경제적 타협들을 저글링한다. 물론 각각의 동식물 개체가 직접 저글링을 하고 균형을 잡는 것은 아니다. 자연선택이 유전자풀에서 대안 유전자들의 상대 비율을 놓고 저글링을 하고 균형을 잡는 것이다.
쉽게 짐작할 수 있다시피, 타협의 최적점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

13. 이러한 생명관에는 장엄함이 있다

우리는 진화가 처음 시작된 이래 어떻게 진행되었는지에 관해 다윈보다 훨씬 많이 알고 있다. 하지만 진화가 애초에 어떻게 시작되었는가에 관해서는 다윈만큼이나 아는 바가 없다.

생명 기원의 딜레마란 이런 것이다. DNA는 복제할 수 있지만, 복제과정을 촉매하기 위해서 별도의 효소를 필요로 한다. 단백질은 DNA형성을 촉매할 수 있지만, 정확한 아미노산 서열을 규정해주는 DNA가 있어야 한다. 초기 지구의 분자들은 어떻게 이 강고한 결합을 끊고 자연 선택을 개시했을까? 여기에 RNA가 등장한다.
RNA는 DNA와 종류가 같은 폴리뉴클레오티드 분자다. RNA는 DNA의 네 가시 암호’문자’에 상응하는 암호를 지닐 수 있고, 실제로 살아있는 세포에서 DNA의 유전 정보를 다른 장소로 운반해 쉽게 사용되도록 하는 역할을 맡는다. 먼저 DNA가 주형으로 작용해 RNA암호 서열을 조립하면, 그 RNA를 주형으로 사용해서 단백질 서열이 조립된다. DNA에서 곧바로 단백질이 조립되는 것이 아니다. 어떤 바이러스들은 아예 DNA가 없고, 대신 RNA를 유전 분자로 갖고 있다. RNA가 세대에서 세대로 유전정보를 옮기는 일을 전적으로 담당한다.
그렇다면 생명의 기원에 대한 RNA 세계이론의 개요를 살펴보자. RNA는 서열 정보를 전달하기 쉽도록 죽 뻗은 형태를 취하는 것은 물론이고, 삼차원 형태로 자기 조립을 할 수도 있다. 게다가 그 형태가 효소로 활약할 수 있다. 실제로도 RNA효소가 존재한다. RNA 세계 이론에 따르면, RNA는 단백질이 진화하여 효소 역할을 맡을때까지 그럭저럭 효소의 임무를 수행 할 수 있었고, 또한 DNA가 진화해 복제자 역할을 맡을 때까지 그럭저럭 복제 임무도 수행할 수 있었다.

부록 – 역사 부인주의자들

2008년 10월에 미국 고등학교 교사 약 60명이 애틀랜타에 있는 에모리 대학의 과학교육센터에 모였다. 그들이 말해준 공포스러운 이야기들은 널리 소문을 낼 필요가 있다.

한 교사에 따르면, 학생들에게 앞으로 진화를 공부할 거라고 말을 꺼내자 아이들은 “눈물을 터뜨렸다.” 또 다른 교사에 따르면, 교실에서 자기가 진화에 관한 말을 꺼내기만 하면 학생들이 “안돼요!”라고 마구 외친단다. 또 다른 교사는 제자들에게 도리어질문을 받았다. 진화가 “그저 하나의 이론일 뿐”인데 왜 배워야 하느냐고 묻더란다. 또 다른 교사는 “교회가 학생들을 훈련시켜서, 학교에 가면 이런저런 질문을 던져서 수업 진행을 방해하라고 가르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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