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함정 (Blunder)


생각의 함정 (Blunder)Zachary Shore

큰 기대 없이 휘릭 읽고 버려야지(?)라고 생각한 책인데
의외로 여러 정보를 솔찬히 얻었다.

정보독점.
이거 최근 몇년간 정말 심하게 느끼고 있던건데
ㅎ… 심히 흔한 증상인가보다.

<< 내가 쥔 정보가 곧 권력이고,
다른사람도 그 정보를 알게되면 나를 차별화해주는 요소가 없어지는것이고, 그것은 곧 권력의 상실이다. >>
라는 생각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무시무시한 정보독점욕.

<< 나에 관한 정보가 노출되면 이 정보를 가지고 날 공격하는데 쓸 것이다 >>
라는 생각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타인의 정보를 파헤쳐
다른 사람들을 공격하는데 사용하고.
여기 한번 당한 사람들은 정보 공유의 자세가 되어 있다가도
다시 당하지 않기 위해 정보를 닫아버리게 되는 악순환.

여러가지 사안에 다중적인 관점을 견지하는것이 당연하건만,
단 한가지 사안에 자신과 견해가 일치하지 않으면 “빨갱이”, “보수우익꼴통”으로 규정짓는
평면적인 시각 .

자신의 기준에 약간 벗어난 대상을 보면
너무나 쉽게 내뱉는 “정상이 아닌것 같아”
헐… 보통이 아니야.도 아닌 정상이 아니라…

전부 소름끼쳐..

노출불안.
아… 난 이걸 노출불안이라고 하는걸 처음 알았다.
꽤 흔한 증상인가보네.


실책(blunder)은 우리의 사고방식이 잘못되었다기보다 경직되었기 때문에 발생한다.
실수(mistake),는 부정확한 데이터로 인해 발생한 단순 오류다. 실책(blunder)은 문제 해결을 시도하기 전보다 시도한 후에 사태가 더욱 심각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인지함정(cognitive trap)은 정태적인 집착(static cling)으로 이끄는 사고의 틀을 뜻한다.

1. 노출불안 . 나약함이 노출될 것을 두려워하다.

노출 불안은 단순한 두려움 그 이상이다. 이는 단호하고 의지적으로 행동하지 않으면 자신의 위치가 약화될것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된다.
노출불안의 비극은 희생자에게 자신이 단호하고 결단력 있는 인물임을 보여주려고 과도한 폭력에 의존하도록 만든다는 점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사회적 부적격자라는 기분을 느끼면서 살아간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타인에게 멸시를 당하게 될까봐 끊임없이 두려워하고, 타인이 자신의 무가치함을 알아보지 못하게 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이런 공포는 전형적으로 어린 시절에 형성된다. “unworthiness schema’라는 이 기제는 어린 시절 부모에게 무시당해본 경험에서 촉발된다. 또 다른 원인으로 ‘runaway moods’에서 비롯될 수 있다. 우울이나 공포와 같은 감정을 폭발시키는 것이 두려워서 타인을 기피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런 수치심을 감추기 위해 가면이나 거짓된 페르소나를 구축한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자신감, 자제력, 완벽주의적으로 보이는 인위적인 페르소나를 만들어낸다.
노출불안에 시달리는 여성들은 냉정하고 차갑고 강인한 페르소나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그 형태가 어떻든 목적은 ‘세상 사람들이 내면의 공포와 고통을 알아보지 못하도록’ 감추는데 있다.
노출불안은 이러한 공포의 희생자들로 하여금 두려움을 느끼게 만든다. 그들은 자신들을 나약하고 만만한 사람으로 여기게 됨으로 인해 신뢰도에 손상이 가게 될 것을 우려한다. 이런 식의 추론에서부터 공포심은 악순환을 겪는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자신들의 능력에 관한 신뢰라고 생각한다. 그런 신뢰가 추락하게 되고, 사람들이 더는 자신을 존중하지 않을 것이며, 결국 위신과 권위, 성취에 대한 갈망 등 지금것 지켜온 모든 것들이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무너지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2. 원인혼란 . 복잡한 사건의 원인을 혼동하다.

과학적 탐구에 관한 계몽주의적인 사고방식은 우리에게 엄청난 혜택을 가져다 주었지만 한편으로 우리의 인식에 제약을 가져다 준 것은 아닐까? 인과관계에서 상호관련성을 찾아내려고 애를 쓰면서 우리는 눈에 드러난 확실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연관성을 무시한 것은 아닐까?

3. 평면적인 관점 . 1차원적으로 세상을 보다.

젗책 입안자들은 종종 사람들이 느끼는 분노, 원망, 증오라는 핵심적인 요인들을 간과한다. 전략과 이론이라는 현실 세계와 유리된 초월적인 세계가 쉽게 간과하곤 하는 한 가지 사실은 적이든 아군이든 사람은 모두 권력이나 이해타산만이 아니라 감정의 지배를 받는다는 점이다. 군사적으로 말하면 초강대국들이 전쟁에서 승리한 적은 있지만, 전쟁의 근원을 해소한 적은 거의 없다.

일단의 학자들은 위기 상황에서는 흔히 집단사고(groupthink)라는 것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집단사고는 의사결정과정에서 일종의 단체심리를 발동시켜 사건에 대한 심도있는 분석을 방해하는데, 이로 인해 피그만 사태같은 엄청난 실책이 초래될 수 있다.

정치가들의 평면적인 관점은 국력, 위신, 재산, 무엇보다도 인명의 희생이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하는 전쟁으로 귀결될 수 있다. 그러나 가정에서도 상당히 좋지 못한 결과를 초래한다. 부모들의 평면적인 관점은 자녀의 미래를 망칠 수도 있다. 국가는 자신이 저지른 실책에서 회복할 수 있지만 평면적인 관점의 희생자가 아이들일 경우, 그들은 한층 더 가혹한 시련을 경험한다.

4. 만병통치주의 . 과거의 성공이 미래를 보증한다.

우리는 모두 이상화된 최고의 모델 원형(prototype)을 통해 사고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이 원형을 통해 우리 모두는 범주를 형성한다.

한 가지 이론이 교조적인 강령이 되는 순간 다음 사례는 과거 성공 사례의 피해자가 되어버린다.
정부의 1차적인 목적은 시민들에게 봉사하는데 있다. 기업의 1차적인 목적은 주주들에게 이윤을 남겨주는데 있다. 그러나 주주의 이익과 시민들의 이익이 양립할 수 없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특히 주주들은 전국 혹은 전 세계적으로 흩어져 있지만 기업의 조치에 즉각 영향을 받는 시민들은 한 지역을 중심으로 모여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만병통치주의 같은 인지함정으로 인해 우리는 개인적, 문화적, 역사적 특수성을 간과하게 된다. 만병통치주의는 인간이 복잡한 존재라는 사실을 망각하도록 만들고, 인간의 행동에 하나의 이론을 적용하는 것이 언제나 효과적일 수 없다는 사실을 잊게 만든다. 그로 인해 동일 범주 안에서도 무수히 많은 편차가 있다는 것을 구별해내지 못하게 한다.

5. 정보집착증 .정보에 대한 지독한 편견들.

정보집착증은 사람들이 정보와 맺는 강박적인 관계로 인한 병적인 상태를 의미하며, 주변의 지식을 통제하는 것이 이익이 될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정보집착증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한가지는 정보독점으로 이 유형의 사람들은 정보를 공유하게 되면 자신의 입지가 흔들릴것으로 믿는다. 그들은 혼자 정보를 움켜쥐고 있거나 가장 가까운 측근과만 정보를 나눌 뿐, 그 외에는 철저히 통제함으로써 잠재적인 실책을 피할 수 있게 도와줄 사람들과 결코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 다른 한가지는 정보회피로 정보를 차단하여 정보의 공백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자신의 이익에 기여할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정보 노출을 꺼리는 정보독점의 중심에는 그런 사실일 알려지면 자신의 입장이 난처해지고 위태로워지리라는 확신이 자리하고 있다.

정보독점자들은 직장 동료들이 중요한 정보를 장악하면 그것으로 자신의 프로젝트나 입지를 위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여긴다. 또 다른 경우 특정 정보에 대해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다는 거만한 가정과 오만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6. 거울 이미지 . 상대도 나와 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거울 이미지는 상대가 자신과 같이 생각하고 행동할 것이라고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가정하게 되는 인지함정의 일종으로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사람은 자신에게 중요하지 않은 것들은 무시하려는 경향이 있다. 우리가 어떤 대상을 지각하는 방식과 남들이 그것을 지각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기란 본능적으로 어렵다.

일본 지도층 남성들은 자국의 젊은 여성들을 조직하여 사창가로 보낼 필요가 있다고 결정했다.

일본군들은 장기화된 태평양전쟁 기간 동안 점령지역의 중국 여성들을 대규모로 강간했다. 두 개의 원자폭탄이 투하되고 전쟁은 끝났지만 일본 정부는 점령군이 패배한 나라의 여성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혹은 알았다고 믿었다. 일본 정부는 미군들이 일본군과 같은 행동을 하리라고 추측했다. 그들의 관점에서 위안부 시설은 대다수의 일본 여성들을 강간의 치욕에서 구해줄 의도로 세워진 것이었다. 일본은 미군들의 매춘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자국 여성의 정조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전후 일본의 정치가들은 미군들이 일본군과 다르게 행동하리라는 것을 상상할 수 없었다.

7. 정태적 집착 . 변화하는 세계를 거부하다.

정태적 집착은 변화하는 세계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을 방해하는 인지함정이다.
정태적 집착에 빠진 사람은 세계가 근본적으로 유동적이라는 점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래서 주변의 변화에 진지하게 접근하고 적응하는 대신 변화에 저항한다. 사물이 언제나 예전 그대로 남아있기를 바라는 갈망으로 인해 번영과 평화, 성공에서 멀어진다.

8. 인지함정이 만든 최악의 결과, 이라크 전쟁.

미국인들은 지나칠 정도로 미국을 건강한 민주주의의 원형으로 간주해왔다. 미국 정치가들은 다른 나라들이 미국식 제도를 도입하여 미국식 민주주의 국가로 재탄생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론적으로, 심지어 현실적으로 이라크에는 진정한 민주주의가 정착될 수 있었다. 하지만 미국은 민주주의를 이행시킬 권력을 자신들이 장악하고 있다고 믿음으로써 미국식 민주주의로 전향하는 것을 만병통치약으로 생각했다.

압도적인 군사력은 전통적인 전투에서 효과적이며 적군의 군사력을 섬멸하는데 유효한 방식이다. 하지만 소요 사태에 맞서 싸우는 데 있어서 압도적인 군사력은 민간인들을 유린하게 됨으로써 폭동을 진압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민간인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역효과를 부른다.

9. 지혜를 향해 나아가는 길

통상적으로 실책을 범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결정에 대해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지니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은 불확실성을 두려워하고 자신들의 경직된 입장에 독단적으로 매달린다.
다른 한편으로는 정신적 유연성이야말로 임무를 성취하고 목적을 달성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우리는 종종 누군가 심경의 변호를 일으키면 경솔하기 짝이 없는 팔랑귀라고 부른다. 심경의 변호를 마치 나약함이나 확신의 부족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정서불안에 따른 변덕일 수도 있다. 그러나 새로운 정보를 흡수하여 사고가 진화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배우는 사람만이 인지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

불확실성을 받아들이는것이야말로 인지함정을 피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그러나 인간은 삶에서 확실성을 포기할 수가 없다. 또한 포기해서도 안된다. 다만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관련된 모든 사실들을 전부 포함시키기 전에 성급하게 판단을 내리지 않으려는 현실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불확실성을 포용한다는 것은 해결책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다. 그 말은 우리의 설명이 충분한 이해에 바탕한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스스로에게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Leave a Comment

NOTE - You can use these HTML tags and attributes: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 <strike> <strong>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