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집앞에 개를 버리고 갔다.

집앞에 버려진 유기견

집앞에 버려진 유기견

7시 10분쯤. 시끄러운 개짖는 소리에 깼다.
정상적인 짖는 소리가 아닌.
홀로 남겨져 날 혼자 두지 말라며 서럽게 우는 소리.
이런 소리가 지속. 누가 개 버리고 갔구나 싶었다.

나가보니 역시.
누군가 개를 묶어놓고 가버렸다.

 
40분쯤 지나고 소리가 잠시 멈췄다.
응? 누가 데리고 갔나?

다시 짖는 소리가 난다.
아까의 서러움 슬픔 절망적인 소리는 가능한한 배제한채
지나가는 사람에게 예쁘게 보이려는 소리.

자기 처지를 아는것 마냥.
이제 누군가 자기를 거둬주어야 산다는걸 아는것 마냥.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어필하려 애쓴다.

서울시에 신고를 해봤는데.
유기견 신고 접수가 되려면 내가 그 강아지를 거두어 데리고 있거나
유기견을 데리러 갈때까지 내가 그 옆을 지키고 있어야 한단다.

난 유기견 한마리를 위해 내 휴가 하나를 쓸만큼 좋은 사람인 적은 없다.
“전 이 개를 데리고 지키고 있을 생각은 없는데요.
그럼 이녀석 누가 거두지 않으면 여기 묶인채로 죽게 두는거죠?”
상담원은 말이 없다.

다시 물어본다.
“아무도 안돌봐서 저기서 개가 죽으면 어떻게 되는건가요..?”
“구청에서 동물 사체 처리 접수는 하고 있습니다..”
“네…”

유치원 앞길인데 무책임하게 개 줄을 풀어놓고 가버릴수도 없는 일이다.
그냥 출근했다.

개를 버린 사람이 더 나쁜 사람인지.
잠시의 동정을 뒤로한채 출근해버린 내가 더 나쁜사람인지는 좀 헷갈리는데.

확실한건. 개만 불쌍하다는거.

퇴근하고 가보면.
누군가가 데리고 갔을까.
묶인채지만 누군가 밥과 물을 주고 있을까.
탈진해서 쓰러져 있을지도.

어차피 거두어주지도 않을것.
계속 걱정하는것 자체가 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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