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오원춘이 무기징역 확정판결을 받은걸 보고 어이 상실.
KBS news: ‘수원 20대 여성 납치살해’ 오원춘 무기징역
여자를 성폭행 하려는 확실한 의도를 가지고 납치.
인육을 먹었느냐 안먹었느냐는 둘째치고, 죽이고 나서는 시체를 수백조각으로 분해.
희생자를 사람이 아닌 고깃조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는것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
반성하는 기미도 없고, 반성하는 척도 하지 않음.
그래도 어쨌든.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
심지어 가석방 금지 조항도 안붙은.
오원춘이 늙어죽을때까지 그놈 감옥에 처넣어놓기 위하여 들어가는 비용.
하루 세끼 꼬박꼬박 챙겨주는 식사.
내가 내는 세금으로 오원춘을 평생 감옥에 모셔야 한다.
라는 사실에 분노를 토한 후 며칠.
레미제라블을 읽기 시작했다.
30페이지쯤 읽고.
허어… 언제까지 주교 얘기만 주구장창 할 생각인가.. 대체 장발장은 언제 나오는거야!
라며 문학적 소양없음을 티내고 있던중. 다음 대목과 마주쳤다.
On the following day, when they came to fetch the unhappy wretch, the Bishop was still there. He followed him, and exhibited himself to the eyes of the crowd in his purple camail and with his episcopal cross upon his neck, side by side with the criminal bound with cords.
He mounted the tumbril with him, he mounted the scaffold with him. The sufferer, who had been so gloomy and cast down on the preceding day, was radiant. He felt that his soul was reconciled, and he hoped in God. The Bishop embraced him, and at the moment when the knife was about to fall, he said to him: “God raises from the dead him whom man slays; he whom his brothers have rejected finds his Father once more. Pray, believe, enter into life: the Father is there.” When he descended from the scaffold, there was something in his look which made the people draw aside to let him pass. They did not know which was most worthy of admiration, his pallor or his serenity. On his return to the humble dwelling, which he designated, with a smile, as his palace, he said to his sister, “I have just officiated pontifically.”
– Les Misérables, Victor Hugo
살인을 한 죄로 사형선고를 받은 죄인.
죽음에 대한 공포로 떨고 있던 그 살인자가 미리엘 주교의 인도를 받아
사형집행장에 나타날때는 환~히 빛나는 모습 – The sufferer…was radiant –
자신의 영혼이 구원받았고, 죽음 후 신의 곁으로 갈 수 있을거라는 희망을 가진채로 사형을 당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생각난.
판결을 받고 퉁명스러운(?) 표정으로 끌려나오던 오원춘의 모습이 오버랩되고.
만일.
미리엘 주교같은 생 지쟈쓰 스러운 사람이 있어서 결국 오원춘마저 회개시킨다면?
신이 진짜로 있고 없고를 떠나서,
천국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오원춘이 사형을 당하건, 노환으로 죽건,
죽는 순간.
자신은 구원받았고, 천국에 가서 신의 곁에서 Happily ever after~ 할것이라 굳게 믿으며
빛과 희망을 품으며 죽어간다면…?
이거 좋은건가?
뭣같은 영혼이 구원받은, 신성하고 알흠답기 짝이 없는 영적인 이벤트가 일어난거…?
난 그렇게 받아들여지지가 않는데?
뭐 그렇게때문에 내가 종교하고 친해지기 힘든거라고 (라기보다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긴 하는데..
이쯤해서.
진.심. 궁금해진다.
종교를 가진 사람들 입장에서는.
특히, 미리엘 신부가 믿는 그 신을 믿는 사람들 입장에선.
저런 일이 일어나면 또 한 영혼이 구원받았음에 진심으로 기뻐하며,
환희에 찬 모습으로 “할렐루야! 아멘~” 하는걸까…?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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