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ni Rules

전날. 약간 피로한 감이 있어서
원정비행 문자를 보고 약 0.03초간 가지말까.. 고민한 후
참석 문자를 보냈는데.

결과는!! 이번 여름 들어 가장 재미진 비행이었다는 ㅎㅎㅎ
아.. 진짜 가보니 영 아니라 접더라도 일단 가보는게 좋다.

원래 계획으로는 단양이 목적지였으나,
이동 중에 제천으로 급 목적지 변경!

간단히 점심을 먹고 이륙장으로.

관광객들은 이쁘고 쾌적한 모노레일을 이용하지만
우리는 한쌤이 가끔 기름칠 하러 오는
덜덜거리는 태곳적 모노레일을 이용해 이륙장까지 이동.
근데 좀 불편하긴 해도 이게 훨씬 재미있을듯.
(관광객용 모노레일을 타본적이 없긴 하지만 ㅡ_…)

올라가는 길. 산속이라 시원~하고.
주변엔 뭘 먹고 그리 살이 쪘는지 토실토실 튼실하기 짝이 없는
거대한 벌레들이 정신없이 기어다니고 튀어다니고;

그렇게 이륙장으로 올라가서 보니 하늘에 구름은 잔뜩 끼었고
바람이 약간 서늘하기까지 하다.
중간에 소나기가 한두번은 반드시 올 기세.

□훈씨가 기상 체크하러 일단 떴는데
바람이 꽤나 강해서 정풍구간에서 10km/h도 안나오는 관계로 다른사람들은 일단 대기.
□훈씨는 그렇게 쫄을 타고 희생되고.

션~하게 이륙장에서 누워있다가 바람이 가라앉은 후 거의 마지막으로 이륙.
다른 사람들은 릿지를 잘도 타는데 나는 뭔가 자리를 제대로 못잡아서
엉뚱한데서 비비적대다 쫄~~~

착륙장 바람이 나름 거칠어서 한교관의 구박을 받으며 어찌어찌 부담스럽게 착륙.
쫄은 탔지만 착륙장에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는 기분도 굿~~~

소나기가 쏟아져 다들 황급히 착륙하고 다시 이륙장으로.
가서 다시 □훈씨가 1착으로 이륙했는데 또 소나기 ㅡ_…
이거 뭐야 ㅋㅋㅋㅋ 오늘 □훈씨 완전 불쌍해 ㅋㅋㅋㅋㅋ
비행시간이 두번 합쳐서 30분도 안나올듯한 분위기.

하늘이 열리길 기다려 다시 두번째 이륙 ㄱㄱ
간만에 한교관이 이륙을 봐준다. 이번엔 내가 1착으로.

아까는 실패한 릿지.
이번엔 잘 파고들어가서 타고 있는데 내 뒤로 초보자인 최※※님이 이륙….
한것까지는 좋았는데? -ㅅ-???
이님 어디로 가시는 겅뮈??? 이륙장 뒤쪽 산으로 넘어가실 생각? ;;;;

한쌤은 무전기에서 난리가 났고 이분은 못듣고 있는사태. 무전기를 끈채로 이륙한 모양.
한교관이 하는 얘기를 듣고 내가 고래고래 소리를 쳐준다.
왼쪽 왼쪼옥~! 아니아니 그쪽 말고~!~!!
착륙장으로 직진하라고오오오오오~~!!!!

어찌어찌 착륙장쪽으로 방향을 잡긴 했는데
아직 많이 초보라 교신 없이 혼자 착륙이 될리가 없는 상태.
한교관 왈. 쫓아가서 무전기 켜라고 말해주란다;;;

근데… 이분이 S를 타긴 했지만 -_-;
악셀을 끝까지 밟고 쫓아가도 내 기체는 앞으로 나가질 않고;;
거리는 점점 멀어지기만 한다. ㅠㅠ
이래서 사람들이 몸 뿔리고 웨이트 달아가면서 기체 사이즈를 올리는거였어 ㅠㅠ

어쨌든 최※※님. 중간에 자기가 알아채고 무전기를 켜고 무사히 착륙.

난 산으로 돌아와 열심히 릿지릿지~!

정말 신나게 릿지…
아… 잼나고. 풍경도 끝내주고.
날고 있으면 을매나 시원한지. 평생 내려가고 싶지 않은 그런 기분.
정말 오길 잘했어 ㅠㅠ

씐~나게 릿지를 타고 있는데
또다시 몰려오는 먹구름 -ㅁ-
착륙장에서 신호가 온다. “전부 귀접어!!!”
ㅡㅁㅡ!

전부들 후두두두두둑~! 착륙착륙 하고 정리하자마자 내리는 소나기.
열심히 햇볕은 쨍쨍 하고 있는 가운데 어쨌든 내리는 소나기;;

끙. 비행시간 53분 ㅡ_….
소나기만 안왔으면 1시간은 거뜬히 채우고 남는건데.
증말 션하고 좋았는데 흑흑흑.

올해 가장 재미나고 햄볽았던 비행중 하나.